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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3000년의 기다림, 알라딘 영화의 어른 버전

by skywalker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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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의 기다림
영화 <3000년의 기다림>

어른들을 위한 알라딘 영화

칠순의 나이에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연출하며 노장의 서슬 퍼런 광기를 보여준 조지 밀러 감독이 이번에는 어른들을 위한 알라딘을 가지고 왔다. 30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호리병에 갇혀 있던 지니는 어떤 모습이고 또 어떤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줄까? 이 시대 최고의 거장이 재해석한 알라딘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궁금했다. 세상 모든 이야기에 통달한 서사학자지만, 신기한 건 여전히 많았던 알리 테아(틸다 스윈튼). 그녀는 터키의 한 골동품 가게에서 신비한 유리병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가게 주인이 유리 장인이 만든 것 같다는 말에 바로 그 유리병을 구매하게 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전동칫솔로 유리병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와중에, 유리병은 결국 깨져버렸고, 그 안에 들어있던 연기는 세상에 나와 거대한 무엇인가로 변하고야 만다. 그 정체를 제대로 보고 싶어 안경을 고쳐 쓰고 다시 바라봤더니, 알리 테아의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등짝이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날 풀어 준 은인이니, 감사의 표시로 세 가지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럼 어떤 소원을 비시겠습니까?" 그때 호텔 룸서비스가 도착하고, 거인이 문을 꼭 닫으라고 말하자, 알리 테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문을 열고 호텔 직원을 되돌려 보낸다. 그리고 다시 뒤를 돌아보니 방 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환각을 본 것이라고 위안을 하려던 순간 사람의 모습으로 다시 지니가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제 소원을 빌 타이밍인데, 필요한 것들을 이미 다 가지고 있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알리 테아다. 그저 일만 하고 살다가 사랑하는 남편은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났고, 그 상실을 알게 된 지니는 그녀의 첫 번째 소원을 들어주려 한다. 바로 남편을 되찾으라고 소원을 빌라고 하는 것. 하지만 거부하는 그녀. 그리고 알리 테아는 알라딘에게 어떻게 하다가 유리병에 들어갔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 몇 천년동안 갇혀 있던 유리병 속에서 깨어나게 했던 한 여인이 마지막 소원을 빌지 않아 벌어진 비극과 다시 유리병 속에 갇히게 된 자신에 대한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다시 알리 테아에서 소원을 빌 것을 주문한다. 

왜 세 가지 소원일까

지니는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서 인간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어야만 하는 존재다. 그래서 호리병에 갇혀 있던 자신을 깨어나게 해준 알리 테아가 진정으로 원하는 소원 3가지를 빌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지난 3000년간 겪었던 중요한 일 네 가지를 들려주게 된다. 지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알리 테아가 소원을 빌도록 설득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자신이 지금 어떤 곤경에 빠져있는지를 알리기 위함일 수도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소원을 비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한 것임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일 수도 있다. 지니가 알리 테아에게 "세 가지 소원을 빌기 싫다면, 다시 생각할 수 있게 이야기를 들려줄게."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다린 것은 과연 누구일까

지니는 빌고 싶은 소원이 없다는 알리 테아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만나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 끝에 결국 '우리의 고독이 하나가 됐으면 한다'며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늘 외로움과 함께 살아와, 자신이 외로운 상태인지도 인식하지 못했던 알리 테아는 결국 초월적 존재인 정령 지니를 사랑하게 된다. 지니와의 사랑을 완성하는 것, 알리 테아에게 마침내 소원인 생긴 것이다. 알리 테아와 지니가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게 된 이후 영화는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욱더 고조시킨다. 그리고 아련한 여운과 함께 영화는 마무리된다. 

흥미로운 제작 비하인드

조지 밀러 감독과 헐리우드 대표 배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까지 이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것은 우연히 저녁 식사 자리에서 틸다 스윈트를 만난 조지 밀러 감독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그녀가 알리 테아를 연기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하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드리스 엘바는 조지 밀러 감독이 그를 한 시상식에서 만난 후 그의 카리스마에 매료되어 그를 캐스팅하게 됐다고 했다. 틸다 스윈튼과 이드리스 엘바에 대해 '영화를 만드는 배우'라 표현한 조지 밀러 감독의 말처럼, 세 명의 긴밀한 협력이 또 하나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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